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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교육

세이펜을 안 사기로 결정한 이유

by [편하게살자] 2023. 8. 21.

아이가 커 가며 책 읽는 양이 많아지고, 또 대부분의 책이 세이펜을 지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이펜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부모가 읽어주다 나중에는 직접 읽는 것일 텐데 과연 세이펜을 사는 것이 좋은 것일까? 하는 고민을 했고, 결론적으로 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제 결정의 이유에 대해 글을 써보겠습니다.

 

세이펜 살까요 말까요
세이펜 살까요 말까요

 

부모와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그림책 자체보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그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이펜을 사용하는 연령을 생각해보면 아직 이 시기에는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안전하다고 느끼는 성인과 함께 대화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책만 읽을 때보다 상호 작용하면서 읽을 때 얻어지는 자극은 훨씬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이 시기에는 아이의 책을 읽어 주실 때에 내 무릎 앞에 앉혀서 혹은 옆에 앉더라도 몸이 밀착되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모님이 책을 읽어 주는 행위는 단순히 글자를 읽어 주는 것만이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자극이 포함되어 있는 활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이펜은 부모보다 실감나게 읽어줄 수 있지만 부모님이 주시는 정서적 역할은 할 수 없습니다. 책은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고, 그림만 보고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사고력과 논리력

 

세이펜은 펜으로 누르면 실감나는 소리와 목소리가 펜을 통해 나옵니다. 실감 나는 소리를 내주는 것은 큰 장점 같지만 단순한 입력과 출력의 반복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읽어주는 책은 아이의 반응에 따라 달리 이야기해주기도하고, 아이의 말에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등 상호작용을 가능케 합니다.

 

읽으면서 질문이 오가는 것은 아이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주고, 또 아이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게도 해줍니다. 기계가 절대 해 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독서습관의 형성

 

만약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세이펜을 통해 독서에 관심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 아이에게 세이펜을 주면 신기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세이펜의 반응에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이의 독서가 확장되고 독서습관이 생길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결국 심드렁 해 지는 날이 올 것입니다.

 

마치며

 

우리 아이는 정말 끝없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인데, 간혹 목이 다 쉴 것같이 너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세이펜 생각이 솔직히 나곤 했는데, 좀 더 긴 관점에서 봤을 때 아이와 이렇게 함께 책 읽는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내 품을 떠나는 날은 성인이 되는 때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일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나를 찾아줘서 함께 책 읽어주고 놀아주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생각입니다.

 

세이펜은 분명 장점도 있겠지만, 저는 부모와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 아이의 사고력과 논리력, 독서습관의 형성 등을 고려했을 때 세이펜보다 부모님이 읽어주는 책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세이펜은 책을 읽어주는 도구일 뿐, 책과 함께하는 부모님의 역할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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