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의 비밀

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의 비밀

 

왜 우리는 과거의 원인을 찾으려 할까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명료한 설명을 원합니다.

 

나의 바람, 소망과 일치하지 않는 현실을 맞이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마음이 그렇게 되는 이유,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명확한 원인을 알고 싶어 합니다.

 

프로이트로부터 태동한 정신분석학은, 우리에게 무의식이라는 놀라운 깨달음을 선사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의식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본능으로부터 형성된 무의식의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

 

과거의 원인에 집착하는 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

 

그러나 이러한 놀라운 발견에 대한 오해는 자칫, 우리의 마음을 지나치게 환원론적이고 결정론적으로 이해하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지금 겪는 마음의 고통은 전적으로 어린 시절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고, 그러한 경험들로부터 마음이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변하기 힘들다고 결론짓는 오해입니다.

 

 

그러한 경향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샌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현재를 전적으로 과거의 어떤 원인으로부터 설명하려는 경향성 그 자체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논하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당신의 우울은 까마득히 어린 시절 부모의 방임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 수도 있고, 성장기에 겪었던 큰 사고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기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의 입장에서 이러한 경향은 지나친 부정적 자기 예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나는 행복할 수 없는 사람으로 ‘결정지어’ 졌고, 이러한 결정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오늘의 내가 이렇게 힘든 원인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싶은 이유는 결국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내일, 행복한 내일로 나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고통을 설명하기 위해 과거의 아픔으로 몰입하면 할수록, 그때의 기억을 지우거나 돌이킬 방법은 없기에 ‘나는 앞으로도 불행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다.

 

말하자면 나의 과거가 오늘의 나에게 ‘너는 이랬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슬픈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거야.’라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과 같습니다.

 

 

삶의 매 순간을 완벽하게 보낼 수 있었던 이는 누구도 없습니다.

 

그러나 아픈 기억을 품은 모든 이가 불행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며, 모든 행복한 이들의 마음속에도 아픔이 존재합니다. 상처받은 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의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는 방법

 

그래서, ‘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의 관점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혹 당신의 과거가 힘들었기 때문에 ‘그러므로’ 앞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반복하고, 그 생각을 떠올리며 또다시 힘든 오늘을 보내진 않았는지요.

 

만약 그랬다면, 그 대신 나의 과거는 힘들었지만, ‘그렇다면’ 오늘부터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떻게 나아갈지를 꿈꿔 보기를 바랍니다.

 

과거의 아픔이 자꾸만 속삭이는 ‘오늘도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에 설득당하며 소중한 ‘현재’를 소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대신 과거의 아픔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떠올리는 시간들로 오늘을 채우기를 권합니다.

 

‘지금의 불안은 어린 시절의 아픔 때문이고, 그러므로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거야.’라는 관점이 아니라,

‘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를 원해, 그런데 이런 증상이 불편하네. 그렇다면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까?’라는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에 대한 답은 체념이지만, 그렇다면 에 대한 답은 새로운 가능성입니다.

 

 

과거를 바라보는 올바른 방법

 

과거를 바꿀 수 없다고 했지만, 실은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결 평온하고 행복해진 마음으로, 과거를 돌아보며 ‘오늘을 위한 시간이었구나’라 떠올릴 때, 내 마음속 과거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때가 언제일지, 까마득하기만 할지도 모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삶의 시간은 깁니다. 아득히 멀어 보이는 길도, 지금 한걸음에 집중하며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도달하곤 하는 것이 삶입니다.

 

더욱이 행복이란 어느 위치에 도달해야만 느낄 수 있는 열매가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갈 때 스치는 바람의 상쾌함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가 아닌 그렇다면으로 삶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느낌(감정)은 사실이 아니다. 데이비드 번즈

용서의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 핵심 메시지, 개인적인 이해와 감상